본문 바로가기

7

라틴어 수업 올해부터 책 안 사고 빌리기로 했다. 빌린 도서관을 가리고 찍음. 빌리길 잘했다. 그냥 그렇다. 흥미로웠던 부분과 재밌었던 라틴어 부분들 아래 모아놓음. p.22 대학 졸업 이탈리아 28%, 독일 18ㄲ% p.34-35 아지랑이, nebula " ~~~'아지랑이'라는 단어가 억겁의 시간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쉽게 포기하지 말고 시시때때로 그렇게 우리 마음을 보아야 합니다. 자, 이제 이 봄날의 아지랑이를 보러 운동장으로 나가십시오. 공부한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 마음 속의 아지랑이를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원래 의미하는 대로 '보잘것없는 것', '허풍'과 같은 마음의 현상도 들여다보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힘들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 마음의 운.. 2021. 4. 21.
한국이 싫어서 추천받고 읽은 책. 재미있고 아주 빨리 읽힌다 한번 손에 잡으면 몇시간 걸리지 않고 끝낼 수 있다. 그닥 마음에 들진 않는다. 산 자들 에서 괜찮은 단편이 몇 있길래 장편이 더 나을까 하여 샀는데 더 못하다. 문체가 시니컬하고 무심하고 가벼운데 그게 자연스럽지 않고 발연기하는 느낌이다. 아니 발연기까진 아니고 괄호 안 지문의 지시가 느껴지는 연기? 그리고 왜 또 여자를 주인공으로 했을까. 화자가 여자를 연기하는 남자같다. 하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여자로 해야 한국에서 힘들어 외국 가는 설정에 더 잘 맞긴 하다. 모든 게 편하게 해결될 수 있는 결혼의 유혹이라는 설정도 여자에게 더 맞고. 하지만 또 어찌 보면 이 여자는 젊고 예쁘고 똑똑한데다 홍대 출신이다. 사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나은.. 2020. 8. 2.
영혼의 집 다 읽었다. 백년의 고독과 확실히 비슷하면서도 비교할만한 점이 있다. 4대를 걸쳐 한 가족과 나라 전체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대작이고 아주 재미있다. 이 작품이 첫 소설이라니 대단하다. 감히 내가 뭐라 쓸 능력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아직 기억이 있을 때 인상적인 것들. 클라라가 죽자 집이 폐허가 되어가듯 영혼의 집 자체라 볼 수 있는 클라라. 이 소설에서 마술적 사실주의는 작품 전체에 퍼져있 않고 클라라의 영역이다. 그런 클라라보다 더 인상적인 에스테반의 복잡하고도 지긋지긋하게 지독한 성질머리. 아마 독자 대부분이 그에게 애증을 느낄 듯. 가끔 에스테반을 화자로 1인칭시점으로 바뀌어 서술되는 부분들. 에스테반이 벽돌집들을 불태우며 신이 나서 숨이 넘어가는 장면. 하이메의 온화한 성품과 대비.. 2020. 8. 1.
강철의 관 요즘 중고책을 잘 산다. 겉표지를 테이핑한 게 마음에 안 들지만 뭐 만원이나 저렴하게 구매했으니. 그래. 왠만하면 피하는 하드바운드다. 누워서 저 무거운 걸 들고 읽을 생각하니 암울하다. 오늘밤부터 읽기 시작. 7/19 이어 씀 그간 바쁘고 아파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 5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이지만 상당히 잘 읽혀서 읽기 시작한 밤에 1/4을 읽어버린 걸 생각하면 그동안 책을 잡을 틈이 거의 없었다. 문체가 단속적으로 사실을 기술하는데 그치는 느낌인데도 전투 장면에서 긴박감과 공포가 느껴진다는 게 신기하다.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유보트 함장 중 하나가 쓴 책이라는 걸 알고 읽는데도 폭뢰를 맞을 때마다 저자가 잠수함과 함께 영원히 해저에 수장될까봐 겁이 날 정도이니. 토전사 유보트 편에서 얻은 지식과 u.. 2020. 7. 12.
A Long Walk to Water 잠시 시간이 나는데 옆에 이 책이 있어 보았다. 초반부터 너무 슬프잖아ㅠㅠ 심지어 실화을 바탕으로 하신다. 그래 수단의 내전 이야기인데 어련하실까. 이게 다 유럽 놈들이 종교, 부족같은 거 상관없이 지 맘대로 국경 긋고 나가셔서이다. 써글 놈들 투비컨티뉴드... 2020. 6. 18.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오랜만에 읽는 책 다음 토요일에 있는 독서모임 책이다. 상당히 관심가는 주제라 읽었는데 그냥 그랬다. 일단 주제도 스토리도 전혀 신선하지 않았다. 아주 식상한 이야기도 잘 쓰이면 충격과 감동을 준다고 생각하므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잘 쓰였다는 것은 물론 내 주관이므로 마음에 들지않다는 표현이 더 옳겠다. 게다가 번역도 이 모양이고 이런 자의식 가득하고 테크니컬한 문체, 참으로 내 취향이 아니다. 브레히트의 거리두기같은 거 필요없이 쭉쭉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내용상 어려움없이 억울한 개인의 불행과 거대한 권력의 횡포가 대립하는 구조라, 게다가 그 개인이 참으로 젊고 예쁜데다, 조신하고 성실하고 검소하기 짝이 없는지라 독자들에게 일관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꽤나 단순하고 쉬운.. 2020.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