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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by 마르셸 2020. 6. 13.

오랜만에 읽는 책 다음 토요일에 있는 독서모임 책이다. 상당히 관심가는 주제라 읽었는데 그냥 그랬다. 일단 주제도 스토리도 전혀 신선하지 않았다. 아주 식상한 이야기도 잘 쓰이면 충격과 감동을 준다고 생각하므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잘 쓰였다는 것은 물론 내 주관이므로 마음에 들지않다는 표현이 더 옳겠다.

게다가 번역도 이 모양이고



이런 자의식 가득하고 테크니컬한 문체, 참으로 내 취향이 아니다. 브레히트의 거리두기같은 거 필요없이 쭉쭉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내용상 어려움없이 억울한 개인의 불행과 거대한 권력의 횡포가 대립하는 구조라, 게다가 그 개인이 참으로 젊고 예쁜데다, 조신하고 성실하고 검소하기 짝이 없는지라 독자들에게 일관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꽤나 단순하고 쉬운 작품이다. 피해자가 꼭 이토록 나무랄 데 없고 가해자들이 꼭 그렇게 파워있고 비열했어야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카타리나가 헤픈 여자였다면 언론이 그래도 괴는 걸까? 그리고 가해자들의 모습이 적극적으로 괴롭히는 자들밖에 없다는 것이(마지막 카페의 친절한 여인 빼곤)(하긴 엘리베이터의 주민들도 있군) 마음에 안 든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사실 큰 여론을 형성하면서 자극적인 얘기들을 인기있게 하고, 적극적 가해자들에게 함을 부여하고, 비난도 받지 않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음으로써 이런 문제가 계속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소극적인 가해의 힘이야말로 이런 문제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런 문제들의 섬세한 부분들을 들추지 않고 단순화함으로써 물론 문제 제기나 공감을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겠지만 작품에 깊이가 느껴지지 않고 단순해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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